"차량 한대에 최고 3천657만원 낭비"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나쁜 운전습관이
`자돈차'를 만듭니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과속, 급출발 등 나쁜 운전습관 때문에 운전자 한 명이
수천만원을 낭비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잘못된 습관으로 운전하면 정상적으로 운전할 때보다 휘발유가 더 많이 소비돼 값비싼
기름을 길바닥에 흘리고 다니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4일 자동차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대표 임기상)에 따르면 급제동ㆍ급출발,
과속, 공회전 등 나쁜 운전습관이 몸에 밴 운전자는 30년간 운전을 기준으로 최고 4천만원에 가까운 기름을 낭비하게 된다.
승용차
운전자의 평균 운전습관을 감안해 리터당 휘발유 가격을 현재 수준인 1천600원으로 가정하고 30년간 하루 평균 50㎞를 운전하는 조건에서
낭비되는 휘발유를 돈으로 환산했다.
조사 결과 나쁜 운전습관으로 낭비되는 휘발유는 경차가 1천900만원, 소형차 2천400만원, 중형차
2천927만원, 대형차가 3천657만원으로 나타났다.
대형차는 잘못된 운전습관으로 국산 고급 승용차 한 대 값을 `길에 버리는'
셈이고, 경ㆍ소ㆍ중형차 운전자는 자신이 타는 차의 두 배 가까운 돈을 낭비하게 된다.
휘발유값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낭비 비용도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이 단체의 전망이다.
기름 낭비가 가장 심한 운전습관은 과속.
국내 운전자는 규정
속도의 10% 정도를 초과해 달리는 습관이 있다고 보면 과속때문에 손실되는 휘발유는 30년간 584만∼1천250만원어치 정도다.
승용차는 시속 60∼80㎞에서 연비가 가장 좋은데 이 경제속도보다 10% 만큼 속도를 높이면 연료소비량도 10% 정도 비례해
늘어난다.
연료 관련 부품 관리를 소홀히 해도 휘발유 소모량이 늘어난다. 한 달에 1∼2회 청소를 해야 하는 공기청정기가 깨끗하지
않으면 4% 이상 연료가 더 들고 타이어 공기압이 10% 부족하면 연료가 5% 더 소모된다.
엔진 점화플러그가 오염되면 연료가
불완전 연소돼 연료 소모량이 5% 가량 늘어난다.
국내 운전자는 조급한 마음에 급제동ㆍ급출발ㆍ급가속을 하루에 30번 정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급출발 1번에 휘발유 10㏄가 더 들고 앞지르기를 하려고 순간 가속을 하면 5㏄가 낭비된다.
조급한 운전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연간 11만3천880원∼21만9천원을 더 내고 차를 몰아야 한다는 것.
공회전도 `기름 먹는' 주범의
하나.
여름철 에어컨이나 겨울철 히터 가동 등을 이유로 하루 10분만 시동을 켠 채 차를 세워두면 평균 200㏄의 휘발유가
필요하다. 1년으로 환산하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데 드는 휘발유와 맞먹는다.
트렁크에 불필요한 짐 10㎏ 정도 넣고 운전하면
하루 50㎞ 주행 때 기름이 80㏄ 더 들고 1년이면 기름값이 4만3천800원 더 든다.
임 대표는 "나쁜 운전습관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새 값비싼 휘발유를 많은 양 낭비하고 있다"며 "자동차에 무리가 가지 않게 운전하는 습관은 기름값도 절약하고 사고를 막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기름을 넣을 때 금액이 아니라 ℓ단위로 주유하면 연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자동기어보다
수동기어 차량이 연료가 15% 정도 덜 들고 연료팽창이 가장 적은 아침 일찍 주유를 하면 적은 금액이라도 연료값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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