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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통기한◀

하얀앙녀 2005. 10. 12. 13:09

사랑의 유통기한은 18개월이라고 한다...

 

사랑의 감정은 대뇌의 "변연계"에서 시작된다.

 

변연계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변화무쌍한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게 해준다: 생물학적으로 변연계는 외부 세계와 몸 안의 환경을 "자동" 조율하는 기능을 한다. 가령, 외부의 위협을 마주했을 때 변연계는 이 위협으로부터 도망가야 할지 맞서 싸워야 할지, 위협의 요소와 크기, 자기가 가진 몸의 능력 등에 근거해 결정한다. (이 결정은 거의 1초 안에 내려진다.) 그리고 그때마다 필요한 화학물질을 몸 안에 분비해 곧바로 행동에 옮기게 한다. 그래서 공격할 때는 더 호전적으로, 도망할 때는 더 빨리 움직이게 해 준다.

 

2. 양육 및 동족 보호에 효율성을 제공한다: 변연계가 없는 파충류는 새끼에 대한 애착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낳은 알과 남의 알을 구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눈 앞에서 새끼나 친족이 죽어도 감정적 변화를 나타내지 않는다. 반면, 변연계가 발달된 포유동물은 자신이 낳은 새끼를 열과 성을 다해 보살핀다. 때로는 새끼나 배우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생명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3. 사회 활동을 영위하게 해 준다: 변연계는 사교, 의사 소통, 유희 등의 사회 활동을 가능케 해준다. 포유동물은 사고 능력을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을 제거해도 지속적으로 새끼들을 돌보거나 사교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변연계에 아주 작은 손상을 입으면 새끼를 내팽개치고, 동료들을 밟고 돌아다니며, 음식을 빼앗는 등 사회적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만다.

 

4. 직관적, 상징적 예술 활동을 가능케 한다: 인간이 언어적 뉘앙스나 풍자, 언어 유희 같은 복잡한 상징 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변연계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상징적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것도 역시 변연계의 역할. 변연계가 손상된 인간은 기계적인 논리만 수행할 수 있을 뿐, 다양하고 복잡한 상징의 세계를 이해하기도 창조하기도 어렵다. (꿈을 꾸는 것도 역시 변연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충류나 조류, 그리고 같은 포유류라도 변연계의 활동이 미미한 바늘 두더지는 꿈을 꾸지 못한다.)

 

5.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고 연애를 가능케 해 준다: 변연계의 존재는 인간의 사랑이 단순한 육욕이 아님을 증명해 준다. 기계적인 육욕에 의한 사랑은 변연계가 없는 파충류나 양서류, 곤충도 가능하다. 그러나 변연계가 최고도로 발달한 인간은 연애 감정과 사랑, 그리고 질투 등의 복잡다단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변연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감정은 대뇌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모든 종류의 감정은 외부나 내부로부터 영향을 받긴 하지만, 직접적인 명령을 받진 못한다. 사랑이 이성으로 통제되지 않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또한, 변연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상태는 다분히 전염성이 있다. 가령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는 혼자 집에서 볼 때보다 감동과 기쁨이 더 한데 이는 영화를 같이 보는 수많은 군중들과 변연계에 동화-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연인의 사랑이 오래 붙어 있을수록 증폭되는 것도, 가까이 있는 다른 커플들로부터 (부정적, 혹은 긍정적) 영향을 받는 것도 변연계의 전염성과 관련이 있다.

 

변연계과 사랑, 단계별 분석

 

아름다운 여성이 혼자 있는 남성에게 말을 걸어 올 경우, 그녀의 외양, 냄새, 억양 등의 정보는 남성의 대뇌 변연계에 전달된다. 그리고 변연계는 전달된 정보에 의거해 상대방의 의도를 평가한다. "우호적인가, 공격적인가, 무관심한가, 성적인가 등등"

 

이때 변연계는 상황에 대한 해석을 본능적으로 내리고 (1초 이내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체온, 혈압, 심장 박동 수, 근육 긴장, 소화 기능,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내분비 호르몬 화학물질의 양을 조절한다.

 

그래서 이 남성의 변연계가 "여자가 나에게 우호적이다" 그리고 "이 여자 매우 매력적이다" 혹은 "내가 접근해 볼만하다"라고 판단했다면, 변연계는 곧장 이에 대응하기 위한 화학물질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연애와 사랑의 감정 상황에 따라 분비되는 화학물질의 양과 종류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여성으로부터 느끼는 감정의 강도나, 자신이 가진 과거의 경험, 기억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물질들이 순차적으로 애정의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도파민(dopamine): 일반적으로 사랑의 1단계에 적용되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꼈을 때 분비된다. 도파민은 대뇌에 각성 작용을 하는 물질로 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고 가벼운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도파민은 인간의 사고력 뿐만 아니라 운동기능에도 영향을 끼친다. 도파민 분비가 억제되면 사고와 운동기능이 상실되는 파킨슨 병을 앓게 된다.

 

아드레날린(adrenalin): 도파민과 마찬가지로 각성 작용을 하는 물질이나 훨씬 강력하다. 보통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분비돼 심장 박동 수와 혈액 순환을 빠르게 해 몸의 대처 능력을 높여준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났을 때도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이 물질이 분비된다. 좋아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피로를 잊고 얼굴을 달아오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 물질 때문.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PEA): 보다 적극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 상대방에게 호감을 넘어서 애착 내지 집착을 보이기 시작할 때 분비되는 물질로, 사랑의 2단계 호르몬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 호르몬은 사랑에 대한 굉장한 욕망을 불러 일으키게 해서, 여자 집 앞에서 밤새 기다리거나 끊임없이 전화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페닐에틸아민은 사실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으로 보는 것이 더 가깝다. 게다가 이 물질엔 중독성이 있어서 "애정 중독증"에 빠지게 만든다. 이 화학물질이 오래 분비되고 난 뒤엔 뇌에 내성이 생겨 의기소침해지고, 서로에게 금방 싫증을 낼 수도 있다. (사랑의 유통 기한이 18개월이라는 이론은 바로 이 호르몬의 역할에 근거하고 있다.) 

 

옥시토신(oxytocin): 과학자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사랑의 묘약."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먹일 때, 포옹할 때, 키스 할 때, 성교를 할 때, 그리고 성교를 하고 난 뒤, 사랑의 절정 단계에서 분출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 몸의 체온이 높아지고, 상대에 대한 친근감이 더욱 강해지는 등 몸에 애정이 끓게 된다. 연애의 관계를 감정적으로 결속시켜 주는 가장 중요한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10대 사춘기 시절에 가장 많이 분출되며, 또한 출산 시의 여성의 몸에서도 그 수치가 급증한다. 즉, 연애와 육아 같은 결속감과 애착을 극대화 시켜야 할 때마다 나오는 호르몬인 셈.

 

세로토닌(serotonin): 세로토닌 역시 무척 다양한 역할을 하는 대뇌 신경전달 물질 중 하나. 기본적으로 공격성을 억제하고 불안함을 완화시켜 주는 "안정제" 역할을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못되게 굴어도 용서하고 이해하는 너그러움을 발휘하게 하는 등 관계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지어 연인과 헤어졌을 때의 고통을 완화시키는데도 결정적 기능을 한다.

 

세로토닌은 연애 뿐 아니라 인간의 정서 생활 전반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 중의 하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이 세로토닌의 수치가 높은데, 이들은 폭력적이거나 우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낮다. 반면, 대부분의 범죄자 (특히 살인이나 강간 같은 폭력성 범죄)들은 이 세로토닌의 수치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랑 호르몬"으로 알려진 페닐에틸아민과 옥시토신은 뇌의 수용체 세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즉, 너무 많이, 너무 오래 분비되면 뇌가 지치고, 사랑의 감정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호르몬에 의한 사랑의 지속 시간이 대체로 18개월 정도라고 말한다. (반복된 실험 결과 커플이 가장 많이 헤어지는 시기가 바로 사귄 지 18개월이 된 때라고.)

 

그러나 정신과 의사들은 이는 사랑의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중요한 점은 뇌를 쉽게 지치게 하는 페닐에틸아민 대신 도파민을 분비해 서로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하는 것.

 

서로에 대한 지나친 욕망을 자제하고, 취미 생활, 지적 능력 개발 등 건전한 사생활을 영위한다면 자신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도파민에 의해 지속적인 연애 활동이 가능하다.